1. 지성은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버스를 이용하는 건 썩 좋아하지 않았다. 이곳의 교통체계는 지하든 지상이든 대체로 복잡했기 때문이다. 때문에 지성은 포털 사이트에 경로를 검색해볼 때면 항상 도보 경로를 확인했다. 소요시간 세 시간 오십 분. 매번 그런 문구를 보고 나서야 포기했다. 그리고선 얌전히 지하철 노선과 버스 시간표를 확인했...
for 유영님 1 인준은 가방 앞주머니에서 이어폰을 찾아 꺼냈다. 음악을 재생하는 건 여느때와 같이 빠르고 정확했다. 선곡은 항상 비슷했다. 전주가 짧고 여러 악기가 쓰이는 국내 가수의 노래. 이유는 별 것 없었다. 하나, 쓰이는 악기가 단조로운 노래는 주변 소음에 쉽게 묻힌다. 둘,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 노래는 집중이 안 돼 주변 소음에 쉽게 묻...
산사입니다. 성런 런른을 씁니다. 천천히 쓰고 천천히 읽습니다. @ii053ii3 단편 카테고리에는 단편 글이 올라옵니다. 쓰는 게 느려 장편 계획은 없습니다. 카테고리 물수제비의 글은 언제든 수정되고 사라질 수 있는 글입니다. 새 글도 없는 포스타입에 꾸준히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. 건강하세요.
1 성당은 뼈대만 남고 전부 타버렸다. 볼품없는 십자가가 잿더미 위에 떨어졌다. 지켜보던 마을사람들의 곡소리가 커졌다. 박 신부님, 안젤라 수녀님. 바닥에 엎드리고 가슴을 치며 저마다 누군가를 불러댔다. 인준은 그들보다 한 걸음 뒤에 있었다. 넓은 바위 위에 앉아 성당을, 아니 성당이 있었던 그곳을 보고 있었다. 황망한 눈동자에도 재가 끼었다. 탁한 시선은...
1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. 윤리 선생의 글씨로 칠판에 쓰인 어느 죽은 철학자의 말이었다.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라고 지성은 생각했다. 그리고 긴 팔을 뻗어 칠판을 지웠다. 버튼만 누르면 칠판을 지워주는 기계가 나온 시대에, 지성의 학교는 아직도 가루가 날리는 분필을 썼다. 그리고 지성은 칠판청소 당번이었다. 빠지는 일이 잦은 야구부를 위...
인준은 편입생 보다는 꼭 고등학교의 전학생처럼 학교에 등장했다. 교수가 데리고 와 이것저것을 알려주었고, 과대나 몇몇 학생들에게는 직접 소개를 시켜주었다. 잘 부탁한다는 답지 않은 살가운 말과 함께. 지성은 그 해의 신입생이었다. 둘은 술자리에서 마주쳤다. 인준은 오는 술잔을 거절하지 않았다. 사실 새내기 지성에게 가는 술잔에 비하면 훨 적은 양이었지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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